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정선아리랑열차 당일치기 (열차 리뉴얼, 아우라지, 뗏꾼공연)

ridqntjdals33 2026. 7. 8. 15:11

목차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열차가 다시 달린다는 사실을 꽤 늦게 알았습니다. 3년 전 수해와 낙석으로 운행이 중단된 뒤 그냥 잊고 살았는데,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예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청량리에서 제천을 거쳐 아우라지까지,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되는 하루였습니다.



    3년 만에 달라진 정선아리랑열차, 뭐가 바뀌었을까요

    여러분은 기차를 탈 때 창밖을 얼마나 오래 바라보시나요? 보통은 한두 번 흘깃 보고 스마트폰을 꺼내들기 마련인데, 정선아리랑열차는 달랐습니다. 제가 직접 타보니 손이 폰으로 가질 않더라고요.

    이 열차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ITX-마음을 타고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충북 제천역에 도착한 뒤 환승하는 방식으로 운행됩니다. 과거에는 청량리역이 출발지였지만, 이번 재운행부터는 제천역이 시발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코레일 앱에서 제천역을 출발지로 검색하시면 예매할 수 있고, 종점인 아우라지역까지 요금은 10,200원입니다(출처: 코레일 공식 예매 사이트).

    제천역에서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는데, 역 바로 앞 전통시장 근처 식당에서 시래기밥으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곤드레밥과 비슷한 구수한 맛이었는데, 따뜻한 시래깃국까지 곁들이니 든든하게 출발 준비가 됐습니다.

    9시 2분, 2번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오는 순간 첫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였습니다. 이번에 리뉴얼된 정선아리랑열차의 가장 큰 특징은 파노라마 관람 객차입니다. 파노라마 관람 객차란, 천장 가까이까지 이어지는 대형 창을 갖춘 개방형 전망 공간으로 열차 맨 앞칸과 뒷칸에 각각 배치되어 있습니다. 벤치에 앉아 달리는 풍경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객차 구성도 꽤 세심합니다.

    • 1호차 · 4호차: 일반 좌석 + 관람 자유석. 스위블 체어(좌석을 360도 회전시켜 마주 보거나 창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의자)라서 동행과 마주 앉을 수도 있습니다. 좌석 아래에는 220V 콘센트도 있습니다.
    • 2호차: 식당칸 구조의 담소석.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가족이나 친구끼리 음식을 먹으며 이동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자전거 전용석도 이 칸에 있습니다.
    • 3호차: 휠체어석 배치. 2·3호차 사이에는 자전거 8대를 거치할 수 있는 적재칸이 새로 생겼습니다. 자전거 거치대는 2호차 자전거 전용석을 예매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앉은 곳은 자유석이었는데, 목 받침이 있는 데다 냉방도 시원해서 2시간 30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열차는 빠르진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산이 높아지고 계곡이 깊어지는 변화를 하나하나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영월역에 잠깐 정차했을 때 국내 유일의 전통 한옥 역사 외관이 보였는데, 차창 너머로도 충분히 멋졌습니다.

    아직 재운행 소식이 많이 퍼지지 않아서인지,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인기가 올라가기 전에 타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약: 정선아리랑열차는 제천역 출발로 바뀌었고, 파노라마 관람 객차·스위블 체어·자전거 적재칸 등 내부가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요금은 종점 아우라지역까지 10,200원.

     

    아우라지에서 정선 시내까지, 직접 걸어보고 먹어보니

    아우라지역이 이렇게 바뀌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3년 전 기억 속 아우라지역과 지금을 비교하면 거의 딴 동네 수준입니다. 어름치 카페가 눈에 확 들어왔는데, 어름치란 이 지역 하천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물고기로, 건물 자체를 어름치 형태로 정교하게 조형해 놓은 게 제 경험상 꽤 인상적인 편이었습니다. 내부는 도서관과 카페로 운영 중입니다.

    역에서 강 쪽으로 내려가면 아우라지 둘레길이 시작됩니다.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우라지 총각'과 '아우라지 처녀' 동상이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이 두 동상에는 설화가 담겨 있는데, 강을 사이에 두고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홍수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정선아리랑의 소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선아리랑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출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공식 사이트).

    오작교라는 이름의 다리 위에 올라가면 초승달 조형물이 생각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견우와 직녀처럼 두 사람이 이 다리에서 만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고 하니, 아리랑의 정서가 공간 곳곳에 배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작교를 건너면 여송정 정자와 아리랑 주막촌, 출렁다리까지 이어집니다. 한적한 강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꽤 편안해졌습니다.

    아우라지에서 정선 시내로 이동할 때는 와와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와와버스란 정선군 공영버스의 브랜드명으로, 작년부터 전 노선이 무료로 전환되었습니다. 단, 교통카드는 반드시 태그해야 합니다. 여량 버스 정류장은 아우라지역 바로 앞 주례 마을 장터를 지나 50m쯤 직진하면 나옵니다. 12시 40분 34번 버스를 타니 20분 만에 정선 시내에 닿았습니다.

    정선 시내에서는 아리랑센터와 아라리촌을 먼저 둘러봤습니다. 아라리촌이란 옛 정선 마을의 생활 공간을 복원해 놓은 야외 민속 전시 공간으로, 입장료가 없어서 부담 없이 산책하기 좋습니다. 아리랑 박물관은 입장료 2,000원인데 상품권으로 돌려받으니 실질적으로 무료입니다. 국내 유일의 아리랑 전문 박물관답게 지역별 아리랑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코너가 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미리 예매해둔 공연 '뗏꾼'을 관람했습니다. 뗏꾼이란 정선에서 벌목된 황장목을 뗏목으로 엮어 한강 마포나루까지 열흘간 운반하던 목재 운반 노동자를 뜻합니다. 제 경험상 지방 공연이라고 수준을 낮게 잡고 갔다가 제대로 당한 케이스입니다. 공연장 시설도 서울 공연장 못지않았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1시간 15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상설 공연이며, 정선아리랑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5,000원에 예매하면 상품권으로 돌려받습니다.

    마지막은 정선아리랑시장이었습니다. 주말에는 장이 크게 열려서 꽤 붐볐는데,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는 식당을 상인 분께 여쭤봐서 찾아갔습니다. 곤드레막걸리는 처음 마셔봤는데, 곤드레란 강원도 산지에서 자라는 나물로 밥과 막걸리 등 정선 향토 음식의 핵심 재료입니다. 구수한 풍미가 메밀전병, 배추전과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콧등치기국수는 이름이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데, 톡 쏘는 매콤한 맛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정선에 오면 이 세 가지는 꼭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요약: 아우라지 둘레길·오작교 산책 → 무료 와와버스로 정선 시내 이동 → 아리랑센터·뗏꾼 공연 → 정선아리랑시장에서 곤드레막걸리·콧등치기국수로 마무리하는 코스가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선아리랑열차 예매는 어디서 하나요? 당일 현장 구매도 되나요?

    A. 코레일 앱이나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출발지를 '제천'으로 설정해 검색하시면 됩니다. 아직 재운행 초기라 여유 있는 편이지만, 주말과 자유석·자전거석 같은 특수 좌석은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 미리 예매해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당일 현장 발권도 가능하지만 자리가 없으면 탑승 자체가 어렵습니다.

     

    Q. 아우라지에서 정선 시내로 가는 와와버스, 시간표가 어떻게 되나요?

    A. 여량 버스 정류장 기준으로 정선 시내 방향 버스는 1시간에 1대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아우라지역에서 도보 약 1~2분 거리에 있고, 소요 시간은 약 20분입니다. 요금은 무료이지만 교통카드 태그는 필수입니다. 시간표는 현장에서 확인하시거나 정선군청 공식 채널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Q. 뗏꾼 공연은 예약 없이 현장에서 볼 수 있나요?

    A.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상설 공연이지만, 제가 직접 가보니 공석 없이 매진이었습니다. 현장 구매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5,000원에 예매하면 관람 후 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니 사실상 무료 공연입니다. 꼭 사전 예매를 추천합니다.

     

    Q. 정선아리랑열차에 자전거를 가지고 탈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이번에 새로 생긴 자전거 적재칸에 최대 8대까지 거치할 수 있습니다. 단, 거치대 이용은 2호차 자전거 전용석을 예매한 승객만 가능합니다. 일반 좌석 예매 후 자전거를 가져오면 적재 공간을 이용할 수 없으니, 예매 전에 반드시 자전거 전용석 여부를 확인하세요.

     

    Q. 정선아리랑레일바이크는 어떻게 이용하나요?

    A. 아우라지역에서 퇴역 열차를 개조한 풍경열차를 타고 9km 떨어진 구절리역으로 이동한 뒤, 거기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역으로 복귀하는 방식입니다. 인기가 높아서 인터넷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경치가 워낙 좋아서 한 번쯤 꼭 타볼 만한 코스입니다.

     

    결론

    이번 여행을 정리하면, 기차·버스·도보만으로도 하루를 알차게 채울 수 있다는 게 의외였습니다. 솔직히 정선은 차 없이는 다니기 불편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와와버스 무료 운행 덕분에 대중교통 연계가 생각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정선아리랑열차 자체가 목적지인 여행이었고, 아우라지 둘레길에서 뗏꾼 공연, 아리랑시장 먹거리까지 하루에 꽤 많은 걸 경험했습니다. 가을 단풍철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습니다. 자전거를 챙겨서 자전거 전용석으로 예매해 와서 영월이나 아우라지 강변을 달려보고 싶어졌거든요. 혹시 기차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정선아리랑열차를 첫 번째 후보로 올려두셔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vloTYxs368&list=LL&index=1&t=5s